<초코 수다 Go 영주의 오랑제뜨 Orangette 이야기>
25년 전쯤인가 스페인 시장에서 온갖 과일 당절임을 쌓아놓고 파는 코너 앞에서 얼음이 된 적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과일 색과 모양을 그대로 발휘하며 시럽을 충분히 머금고 반짝이는 색다른 과일의 모습에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저건 어떻게 만들까? 당절임에 대한 궁금증이 시작된 순간이었습니다
쇼콜라티에가 된 후 오렌지를 잔뜩 사놓고 당절임을 테스트해보며 곧 절망했습니다. 프랑스 리옹과 마르세유 중간쯤 백 년 넘은 당절임 회사의 오렌지 필 당절임을 구입해서 비교해보니, 껍질에 코팅된 왁스를 없애고 시럽을 끓이고 식히고 정성과 노동을 반복해서 9일 만에 얻은 저의 것은 딱딱하고 향도 충만하지 않은 달기만 한 당절임일 뿐이었습니다. 오기가 생겨 프랑스로 당절임 배우러 가겠노라 다짐을 했지만, 지중해의 향기로운 과일 당절임을 쌓아놓은 초콜릿 가게들을 다니며 먹기만 했습니다. (음식 공부는 우선 먹는 게 중요합니다!!!)
오랑제뜨는 시럽에 절인 오렌지 껍질을 다크 초콜릿으로 감싼 프랄린입니다.
얇은 초콜릿 코팅이 톡~하고 바삭하게 깨지면서 젤리 같은 질감의 당절임 한 오렌지 껍질이 쫀득하게 씹히고 신선한 오렌지를 막 자른 듯 향기가 입안 가득 퍼집니다. 다크 초콜릿과 오렌지 껍질의 예상치 못한 향기로운 조화에 사람들의 눈이 동그래집니다.
단거 싫다시는 부모님께 오랑제트를 먼저 슬쩍 접하게 해 드리면 초콜릿 마니아가 되실 확률이 큽니다. 익숙한 오렌지 향기와 부드럽게 감싸주는 다크 초콜릿의 고급스러운 단맛은 각각 따로 먹을 때 보다 백배 감동을 주니까요. 젤리 같기도 초콜릿 같기도 한 쫀득쫀득하고 상큼한 향기로움이 매력인 오랑제뜨는 유럽에서는 클래식한 프랄린입니다.
재료가 단순할수록 재료에 대해 할 말이 많은 이유는 기술을 기본이라고 하면 재료는 맛을 내는 거의 전부가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오랑제뜨의 재료는 당절임 한 오렌지 껍질(Candied Orange Peel)과 초콜릿 이렇게 두 가지뿐입니다. 오렌지 껍질과 어울리는 초콜릿의 선택도 중요하지만 여기서는 오렌지 당절임이 맛의 주인공입니다. 좋은 오렌지 필 당절임은 색이 선명하고, 껍질 안쪽 과육과 접했던 부분이 깨끗하고, 씹으면 신선한 오렌지 향이 터져 나옵니다. 달기만 하고 향이 없으면 맛이 없습니다. 특히 과일은요.
훌륭한 품질의 과일 당절임을 백 년 동안 만들어 온 업체가 있고 그걸 수입해주는 거래처가 있어서 사서 쓸 수 있으니 고마운 뿐입니다. 오렌지 껍질 안쪽에 향기로운 즙을 품은 세포들이 있고 그곳에 상처가 생기지 않게 과육을 조심스레 도려내야 향을 잃지 않습니다. 과일의 향을 잃지 않으면서도 시럽을 충분히 쫀득하게 품고 저장성이 높아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훌륭한 재료를 발견 한 즉시 직접 만드는 것 바로 포기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배우고 싶다는 꿈은 간직 중)
어릴 때 귤을 까서 알맹이는 입에 넣고 껍질은 뒤집어 엄지와 검지로 누르며 놀았습니다. 껍질 아래 숨어있는 동글동글한 작은 알갱이들이 터지면서 귤즙이 분사되고 그걸 손등에 바르며 화장품이라며 놀았었죠. 입으로 먹고 코로 향기 맡으며 두 번 즐긴 셈이었습니다.
오렌지 향기를 그대로 간직한 당절임을 만들기 위해 좋은 오렌지, 당절임 노하우와 정성이 어떻게 필요한 지 이해시키기 위해 초콜릿을 배우는 학생들에게 꼭 소개하는 메뉴입니다. 설탕시럽에 몇 날을 담그고 시럽을 흡수하고 수분을 내보내면서도 자신의 향을 잃지 않은 오렌지 껍질에게(기술에게) 박수를!
식품의 유형 : 초콜릿. 생산자 및 소재지 : 카카오봄 /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62길 45-11 1층
❍제조연월일(유통기한) : 주문일로부터 30일이내.
❍주원료, 원료산지 : 다크커버춰(스위스), 캔디드오렌지필(프랑스)
❍영양성분 표시 대상 여부 : 해당없음.
❍특수용도식품(영유아식, 체중조절식품) 여부 : 해당없음.
❍소비자상담 관련 전화번호 : 카카오봄 02-733-4662 상담가능시간(11:3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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